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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생각하는 인테리어

[생각하는 인테리어] 가구에 대한 또다른 생각 / 사지 않고 빌려쓰는 가구

by goodhi 2020.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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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용을 들여 산 고가의 가구는 일반적으로 한번 사면 집의 자산으로서 함께한다는 인식이 있다.

어쩌면 더 고가의 자산인 집보다도 개인과 밀착된 관계가 더 강할지 모른다.

집은 사고팔고 이사하는 와중에도 그 안에 들어가는 가구는 그대로 존재하니 말이다.

 

 

빌리브

물론 이케아처럼 저렴한 브랜드의 가구도 집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소득 수준이나 삶의 방식에 따라 필연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또 다른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고가 브랜드와의 믹스매치에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부의 저가 브랜드 가구는 생산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제작 과정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값싼 재료는 재활용이 불가하고, 그렇게 쓰고 버려진 제품은 결국 쓰레기장으로 흘러들어가 지구를 오염시키게 된다.

현재 미국 내 가구 쓰레기는 매년 900만 톤을 넘어서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주거 환경의 필수 요소인 가구 문제는 가구마저 렌탈 해주는 업체를 통해 서서히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쉽게 말해 원하는 가구를 빌려 쓰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성장하는 데는 오늘날의 사회 분위기가 한몫하고 있다.

가정주부뿐 아니라 프리랜서 등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면서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가구 교체에 대한 니즈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분이 바뀌거나 취향이 변함에 따라 저가이든 고가이든 집의 큰 자산의 일부인 가구를 쉽게 버리고 사기 어려우니, 새로 사는 대신 새로 빌리는 것이다.

 

 

빌리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74%가량은 경험을 물질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집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구를 쉽고, 아름다운 것으로 바꿔 우리 삶의 경험을 풍요롭게 해 주고,

또 다른 의미에서의 업사이클링을 통해 가구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구 렌털 서비스가 현대인에게 선구적 제안을 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서구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월세를 내고 살다 보니 내 소유가 아니더라도 현재 머물고 있는 집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내 소유가 아닌 전세나 월세일 경우 빌린 것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되도록 손대지 않으려고 하는 한국인의 정서와는 다소 상반된 부분이다.

 

그러나 부동산을 소유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기보다 현재 삶을 이어가는 공간과 경험으로 에너지 비중을 옮겨가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다.

 

가구라는 물질을 소유하기보다는 가구를 이용하는 경험과 가구 헨탈 서비스의 탄생을 서구 문화가 주는 증정적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주거 매거진 '빌리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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