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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생각하는 인테리어

데이트 공간 ;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

by goodhi 2021.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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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에서...

누군가와 손을 잡으면
같은 공간도 다른 의미의 공간으로 바뀐다.
시간도 바뀐다


유현준 /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

어릴 때 살던 동네

어린 시절을 보낸 공간을 가까운 사람과 함께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 누군가를 만날 때 마주하는 모습은, 자신도 상대방도 이미 성장통을 겪으며 변화한 상이다.

누군가의 어릴 적 공간을 보면 그 시절의 그 사람을 상상해 볼 수 있다.

한 사람이 유년 시절을 보낸 공간을 보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를 보는 것이다.

그 공간은 공룡의 화석처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조금 더 알게 해 줄 것이다.

 

 

계단 있는 길

도시에서 데이트하기 좋은 공간을 꼽으라면 단연 계단이다.

계단은 관계를 쌓는다.

계단의 한 단은 28센티미터 깊이와 18센티미터 높이 차로 나누어진 공간이다.

미묘하게 나뉘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세심한 사람 관계가 관찰된다.

계단에서는 발을 맞춰 걷게 된다.

두 남녀가 어느 정도 가까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을 때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둘이 다른 단에 서 있는 사람보다는 같은 단에 같이 서 있는 사람이 더 가깝고, 서로 다른 단에 서 있으면서 서로 안고 있는 경우가 가장 가까운 사이다.

둘이 다른 높이의 단에서 서로 안는 느낌은 평소와는 다른 신체 부위가 닿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이 된다.

계단은 권력의 공간이기도 하고 미묘한 관계를 만드는 공간이기도 하고 센슈얼한 공간이기도 한다.

 

전봇대와 가로등

연인과 키스를 할 때 가능한 한 가로등 불빛을 등지고 하라고 권하고 싶다.

전봇대와 가로등은 멋진 콤비다.

기둥이라는 건축요소는 참 묘하다.

아무것도 없으면 더 좋을 것 같지만 어떤 때에는 빈 공간에 기둥이 하나 박혀 있으면 그 공간이 내 영역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골목길이 다 같은 길 같지만 전봇대 하나 박히면 그 주변으로 영역이 형성된다.

밤이 되어서 전봇대에 등이라도 하나 있으면 금상첨화다.

여러분이 사는 동네에 전봇대에 가로등이 있다면 그곳에 안 쓰는 의자를 가져다 두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게 하면 그 좋은 공간에 앉아서 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벤치는 또 다른 느낌이다.

둘 사이에 나눔이 없이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자 옆에 화분까지 둔다면 금상첨화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주변의 공간들을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채색을 해야 한다.

채색을 하는 붓은 전봇대 같은 기둥이 될 수도 있고, 가로등일 수도 있고, 의자일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정도의 변화는 여러분이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연인을 위한 둥근 천장

현대인이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둥근 천장을 종종 경험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우산 속이다.

우산 속은 둥그런 돔 건축의 천장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우산 속에서 포근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연애의 진도를 뽑고 싶다면 비 오는 날 우산을 하나만 들고 가라.

비가 오면 BGM이 필요 없다.

자연이 만들어주는 음악에 둘은 점점 더 가까워진다.

 

한강시민공원

서울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원은 한강시민공원이다.

그중에서도 반포대교부터 동호대교 사이의 강남에 있는 한강시민공원을 가장 좋아한다.

이 공원이 특별한 이유는 일단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평지의 공원 이어서다.

게다가 옆에 1킬로미터 더 되는 넓은 폭의 물은 텅 비어 있다.

서울에서 이렇게 빈 공간을 쳐다볼 수 있는 데가 어디에 있는가?

한강물 위의 공간은 서울에서 거의 유일하게 안 쓰이는 공간이다.

 

더 좋은 점은 밤에 가도 안전한 공원이라는 것이다.

건축에서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감시를 받는 공간은 안전한 공간'이 된다는 점이다.

한강시민공원은 해가 지고 나면 아파트에서 내려다보고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의 자동차 불빛 덕분에 안전해진다.

새벽 한 시까지 안전하게 물가에서 싸게 맥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원이다.

세계에서 이런 공원이 없다.

 

-유현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에서 발췌-

 

 

유현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위 내용들은 유현준의 첫 번째 에세이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에서 발췌한 내용들이다.

유년시절에서부터 생활 속에서 느낀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록하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추억을 떠올리고,

감성을 자아내고...

그리고 공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지식을 체험할 수가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나를 만든 공간들보물 찾기로 크게 나뉜다.

 

나를 만든 공간들에서는 유년 시절청년 시절 지내온 공간을 통해 함께 그 공간을 느껴보는 이야기가 담겨있고,보물 찾기에서는 내겐 너무 특별한 도시의 요소들,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 혼자 있기 좋은 도시의 시공간, 일하는 도시의 시공간으로 각각 느껴볼 수 있도록 공간 기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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