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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생각하는 인테리어

예술가의 작업실, 목수의 서재 | 생각하는 인테리어

by goodhi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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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업실을 잠깐 들여다보려한다.

목수 김윤관님의 작업실이다.


파주에 있는 그의 60평짜리 작업장 옆에는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간이 서재가 자리하고 있다.

목수 김윤관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공예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기때문에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의 작업실은 공방의 낭만을 찾아볼 수 없는 치열한 노동의 현장과도 같은 그야말로 정말 목공소이다.

그는 이곳이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장소라서 일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사색에 잠기는 것도 스스로가 경계한다고 한다.


5년여간 책과 씨름한 끝에 그가 닻을 내린 미학은 '조선 클래식'.

그는 '조선 클래식'이란 분명한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게 저에게는 약이자 독이기도 해요.

이름만 듣고 고루한 디자인일 거라 짐작하는 분이 많거든요.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건 조선 목가구의 형태가 아닌 정서에요.

나를 담백하게 만들고 공간을 경쾌하게 바꾸는, 조선 공예품의 절제된 아름다움이요."



목수 김윤관의 작업실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빌리브)



<아무튼, 서재> 라는 에세이집을 펴낼 정도로 서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는 목수의 서재에 대해 또한 이렇게 이야기한다.


"목수로 5년쯤 살다 보니 내가 과연 뭘 하는 사람인지 궁굼해지더군요.

목가구를 만드는건 공예의 일부인데 그때까지 공예에 전혀 관심이 없었거든요.

현대사회에 공예가 왜 필요한지, 사람들이 싸고 질 좋은 공산품을 마다하고 공예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 '생활 속의 공예'라는 말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 건지, 스스로 묻고 답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러자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절실했고요.

서재가 없었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별 볼 일 없는 가구를 만드는 목수가 됐을 거예요."


아직 그는 자신을 위한 가구를 만들지 못했다고 한다.

책상 하나 만드는데 보통 한 달 이상 걸리는데 목수 일로 먹고사는 자신으로서는 아직 그것이 사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자가 생겨 못파는 가구들만 써보는것이 전부인 그는 "써보니까 좋더라구요"하며 웃어보인다.



목수 김윤관의 목가구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빌리브)



그가 상상하는 최고의 서재는 어떤 모습일까?


"제가 서재에서 책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텔레비전이에요. 

100인치가 넘는 대형 텔레비전에 편안하게 등을 기댈 수 있는 8인용 소파, 싱글몰트위스키를 보관할 수 있는 드링크 캐비닛까지 갖춘다면 더 바랄 게 없겠네요.

참, 성능 좋은 오디오 시스템도요.


책상이나 책장도 물론 중요하죠.

근데 저는 서재의 목적이 꼭 공부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옛날 선비들도 사랑방에서 분재 한 그루 완상하며 술 마셨다고 하잖아요.

그거란 제가 서재에서 <왕좌의 게임> 보면서 위스키 마시는 거랑 뭐가 크게 다를까 싶어요.

전 사람들이 서재라는 공간을 꼭 '책 서'자에 국한시키지 않았으면 해요.

누군가에게는 프라모델 공방이나 오디오 룸이 최고의 서재일 수 있어요.

요즘은 놀 거리가 워낙 많으니까요."


누구나 서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개인 공간을 구현해야하고, 무조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나또한 개인 공간이 필요해서 베란다에 오롯이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든 시점이어서 유난히 목수 김윤관님의 가치관에 많은 공감을 하게된다.


-라이프 매거진 빌리브 '목수의 서재'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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